이빨이 필요없어요. 어차피 녹거든요. 일본 3대와규, 마쓰사카 소고기 쓰키야키

이빨이 필요없어요. 어차피 녹거든요. 일본 3대와규, 마쓰사카 소고기 쓰키야키

요즘은 한국에서도 자주 듣는 와규 (일본 소). 한국 한우에도 등급이 있는 것처럼 일본 와규에도 품질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진다. 그중에서도 ‘3대와규’ 중 하나로 불리면서 최고급 브랜드를 자랑하는 와규가 바로 ‘마쓰사카 규’이다. 미에에 왔다면 꼭 한 번 먹어야 할 음식. 그리고 한 번 먹었다면 다음에 또 한 번 먹어야하는 그런 맛이 있다. 와규도 이런저런 요리법이 있지만 그 중에도 스키야키를 먹기로 하고 역사와 전통의 스키야키 집 규긴본점 (牛銀本店)에 다녀왔다.

글: 김 상협

도쿄에 사는 한국인. 2010년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에 유학. 이렇게 저렇게 2020년 현재도 여행 관련 마케팅과 프로모션 일을 하며 일본에서 생활 중. 취미는 등산, 헬스, 독서, 노래방. 일본인 친구들이 좋아서 일본을 좋아하는 한국인. 한국을 싫어 할 수 없는 일본인 친구를 많이 만드는게 요즘 목표. 이 글은 그런 한국인이 미에를 여행하며 쓴 글입니다.



미에에는 먹을 것이 많다. 아마도 지리적으로 산과 바다가 모두 있고, 일본인의 영혼의 고향이라 불리는 이세신궁이 있는덕에 옛부터 전국의 방문객과 식자재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사정은 각설하고, 미에에 왔으면 마쓰사카 규를 먹어야한다.


그리고 밖에서 사진을 찍을 때 안을 살짝보니 정좌로 기모노를 입으신 스텝 분이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 계신다. 일본 료칸이나 고급 일식집에서 기모노를 입고 안내 해주시는 분을 나카이 상(仲居さん) 이라고 하는데, 역시 일류 음식점이라 그런지, 식사뿐만이 아니라 가게에 도착한 순간부터의 서비스에도 엄청나게 신경쓰는게 느껴졌다.


나카이 상의 안내를 받으면 안으로 들어가보니, 역시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1902년에 지어져서선조의 뜻을 이어서 여전히 옛날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삐걱하는 나무소리가 나는데 그것도 나름 옛멋이 느껴져서 좋았다.


방에 들어오니 마치 일본 료칸같은 인테리어… 외관도 그렇고 내부구조도 옛날건물이라 그런가 했더니 진짜로 원래 료칸이였다고 한다. 마쓰사카 지역이 이세신궁과 가까워서 참배객들이 많이 들리는 곳이여서 수요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스키야키를 위한 고기와 야채들이 도착했다. 생각보다 심플한 구성으로 조미료를 제외하고는 진짜로 고기와 야채가 전부다. 근데 딱 보기에도 고기 색이 심상치가 않다.하얀 마블링이 고기 사이사이에 눈이 내린 것처럼 골고루 퍼져있는데 보고 있으면 뭔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진짜 고기인지 헷갈릴정도 였다.


그리고 나카이 상이 눈 앞에서 스키야키를 만들어 주시기 시작하는데, 먹는 방법이 또 재미있다. 먼저 고기를 먼저 먹는데 간은 오직 설탕과 간장만으로 한다.똑같이 스키야키라고 부르면서도 일본 관서지역과 관동지역이 서로 요리법이 다르다고 한다. 야채와 갖가지 재료를 소고기와 함께 넣고 함께 끓여서 먹는 것은 관동 스타일. 관서지역에서는 고기는 고기대로 먹고 야채는 야채대로 먹는다고 한다. 양념도 심플하게 설탕과 간장만을 써서 최대한 고기의 맛을 그대로 살린다고 한다.


나카이 상이 황금 밸런스를 맞춰서 양념을 해주시고 딱 좋게 익었을 때 고기를 꺼내주신다. 양념부터 불조절, 고기 익힘 정도까지 간단해보이지만 사소한 하나하나까지 상당히 신경써주시는게 느껴졌다.


달걀을 풀어서 스키야키를 계란에 찍어먹는데 뜨거운 스키야키에 붙은 달걀이 살짝 익으면서 식감이 더 부드러워진다. 달걀은 입맛에 따라서 찍어먹으면 된다.그리고 고기의 입맛 상관없이 정말 부드럽다. 고기가 너무 부드러워서 씹는대로 정말 정직하게 녹아서 없어진다. 오버스럽게 바로 녹는 것도 아니고 씹으면 소고기의 식감을 느끼면서도 씹는 것에 대한 턱의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부드러움이였다.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밥 생각이 나는데 그럴 땐 밥을 먹자. 사실 고기 나올 때 밥도 같이 나온다. 사진은 달걀을 풀기전인데 고기 구워주시는 동안 달걀을풀어놓자.


고기를 먹으면 다음은 야채타임이 온다. 고기때와 똑같이, 나카이 상가 설탕과 간장으로 양념을 해주시고 적절한 타이밍에 꺼내주신다. 고기와 야채를 순서대로 준비해주시는 나카이 상을 보며, 코스인듯 코스는 아닌 코스같은 구성이 재미있었다. 밥도 리필이 되서 2.5그릇이나 먹으니 배도 불러와서 대만족 반과 더 먹을 수 없다는  아쉬움 반으로 식사를 끝냈다.


스키야키도 물론 맛있었고, 가게에 도착해서 가게를 나갈 때까지 안내부터 자리 불편한지, 밥이나 물은 부족한지 신경써주신 나카이 상의 서비스가어쩌면 마츠사카 규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였나싶다.

사실 규긴은 마쓰사카 규라는 브랜드 확립되기 전부터맛있는 소고기와 소고기 요리를 퍼뜨리기 위해 힘써왔다고 하는데, 지금도 미슐랑가이드에 실리는 등 마쓰사카 시, 미에 현을 대표하는 마쓰사카 규 음식점이다. 아마 마쓰사카 규가 지금의 브랜드까지 올라온것도 모두가 나카이 상같은 마음으로 소를 키우고 정육하고 조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쓰사카 소고기 규긴본점 (牛銀本店)

미에현 마쓰사카시 우오마치 1618 (三重県松阪市魚町1618)

AM11:00~PM8:00

입점가능시간 PM6:45까지, 주문마감PM7:00

정기 휴일: 월요일

(월요일이 국경일인 경우에는 목요일에 휴업)

http://www.gyugin-honten.co.jp/

구글 맵: https://goo.gl/maps/wPRci4J3MnFRs9eY7

이 기사에서 소개한 명소